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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이야기

미안한 계절

 

 
밖을 나서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밀려든다.
쉽사리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요즘.
 
뽀얀 털을 입고 있는 너희들을 생각하면,
곱절로 땀이 흐르는 것 같다.
 
사실,,
너무 더워서
아이들을 보러 가는 발걸음조차 망설여질 때가 있다.
혹자는 그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망설여지는 마음을 녹여 내리고
발걸음을 옮겨가면
 
풀숲 그늘 아래서
조용히 체온을 식히고 있다가도
이름을 부르면 꼬리를 세우며 다가오는 너희들.
 
‘오늘은 그냥 쉬어볼까?’ 했던 마음이
너희를 보는 순간,
부끄러움에 더 열이 오른다.
 
어떻게 해주는 게 좋을까.
얼음팩을 가져가보기도 하고,
깡깡 얼린 생수를 챙겨 시원한 물을 만들어주기도
그늘이 드리워지는 집을 선물해주기도 했지만
 
이 모든 마음들이
늘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애정어린 마음도 녹아내리는
이 계절을 몇 번을 지내며 확신하게 된 생각이 있다.
 
이 돌봄에 만족이 있을 수 없는 것,,
 
더위에 금방 지치는 체질이라,
모기에도 유독 잘 물리는 피부라
괜히 더 미안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오늘도 잘 버텨주기를
한낮의 그늘이 조금만 더 너희를 넉넉히 감싸주기를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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