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길,
잠깐 들러 아이들을 보고 가기도 하고
사료를 채워놓고 가기도 하는 길.
돌담 한 줄 사이로
아파트 단지를 옆에 두고 있다.
그 담을 넘으면
경비 아저씨들의 이쁨을 받으며
아이들이 놀고 쉬는 공간이기도 하고,
작은 ‘담배 피우기 좋은 쉼터’가 있다.
알맞게도,
근처 고등학교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러 자주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고양이가 있든 없든,
쉼터 주변은 늘 꽁초와 쓰레기로 지저분하다.
아무렇지 않게 뱉어진 침 자국들이
바닥에 얼룩처럼 남아 있기도 하다.
속이 상하고 화날 때도 있지만
나는 사실,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을 봐도 아무 말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고양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굳이 부딪히지 않는다.
내가 보지 못하는 순간,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화풀이가 돌아올까 두려워서.
쭈구리, 소심한 어른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이
늘 나를 멈추게 한다.
하지만 함께 돌보는 샘은 다르다.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고등학생들에게 큰소리로 뭐라 하기도 하고,
욕을 내뱉으며 쫓아내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문득 웃음이 나온다.
고양이를 향한 마음은 같은데
표현 방식은 이렇게 다르구나 싶어서.
나는 침묵으로,
그분은 분노로.
각자의 성격만큼의 방식으로
같은 마음 하나를 꺼내 보이는 것이다.
돌봄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는 참고, 누군가는 소리친다.
다른 모양의 행동들이 모여
아이들이 오늘도 무사히 밥을 먹고,
하루를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닐까.
결국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다른 길 같아 보여도
똑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마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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