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저녁,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로 지어진
평화로운 전원주택 단지를 산책했다.
골목 끝자락,
가로등 불빛 아래 단단히 쌓여 있는 벽돌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단번에 알아봤다.
저건 길고양이 급식소다.
어떤 비바람에도 버텨낼 것 같은 형태.
차곡차곡 벽돌로 쌓아 올린 그 모습은
누군가의 길고양이에 대한 단단한 마음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잠시 고개를 숙여 찬찬히 살펴보았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그 안은 오래 비워진 듯했다.
사료도, 물도 없었다.
그저
누군가의 꺾여버린 마음만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분명 이 집을 지을 때는
누군가 돌봄에 대항 진심과 의지가 담겨 있었을 텐데,
그 마음을 꺾이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길고양이들이 더 이상 오지 않는 걸까.
생각보다 주변의 민원이 많았던 걸까.
아니면,
돌봄의 마음이 어느새 지쳐버린 걸까.
아마 어떤 이유였든,
이곳에도 한때는
길고양이 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따뜻한 돌봄의 시간이 머물렀을 것이다.
그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멈춰 있는 시간만이 남아 있을 뿐.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언젠가 또 시간이 흘러
따뜻한 마음이 도착할 시간을 기다려보려 한다.
다시 누군가의 마음이
이 튼튼한 공간을 단단한 마음으로 채워줄 그날을,,,
그리고 나 또한,
나의 자리에서 나의 돌봄을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따뜻한 시간이 멈추지 않도록,
공존의 세상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조금 더 단단한 내가 되어야겠다고.
